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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꾸준히 오시는 분들을 위한 서비스(웃음) (15) 2006/04/26
  2. April 06, 유럽인상기 (11) 2006/04/11
서비스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제가 태어나 가장 잘 찍힌 사진 공개(무안)

밀라노 입니다.



간지가 넘쳐서 원-_-
(근데 이 간지라는 말 입에 붙으니 참 뭐랄까 원래 부터 있는 말 처럼 자연스럽게 나오는데요?)
2006/04/26 19:14 2006/04/26 19:14
한번도 무언가가 완성되었다는 곳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 유럽 행은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그 성격이 완전히 반대였다. 유럽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가 지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곳이 이미 완전해서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성격을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지루하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그렇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닌데, 단지 모든 것들이 격식을 갖추고, 예의를 지켜야 하며, 상당한 지적 수준을 가지고 즐기는 상태랄까. 무언가를 항상 알 뿐인 ‘척’ 하는 나는- 그리고 돌발적인 이벤트를 여행에게 기대하는 나는 어쩌면 상당히 잘 못된 곳으로 갔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역시 그리고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여행지로서의 그 곳은 아주 매력이 없었다. 인간의 역사에 대해서 무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렇다고 경의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거대한 콜로세움을 보며, 그 웅장함에 흡족했을 로마의 황제보다 그것을 쌓고 만들고 짓느라 힘들었을 아무개들이 생각나는 것은, 확실히 잘 배우지 못했음을 알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역사적 흐름에 관심이 없는 탓일 테다. 도대체 내가, 현재의 지배자만으로도 지긋해하는 내가 과거의 지배자들의 영광을 봐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여행지로서의 많은 곳들을 거의가 볼품이 없었지만, 생활지로서의 그 곳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은 분명했다. 조금은 나른하고 어딘가가 유쾌하지만 퇴폐적인 그 분위기.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지키려고도 하지만 언제든 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기본이 되는 것에 대한 즐거움- 예컨대 제대로 된 나폴리 피자라던가, 이탈리아 어디서든 맛있었던 카푸치노, 프랑스의 쇼콜라라던가, 초청이 아닌 거기 그 곳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원본인 그림이라던가, 성당의 음악 따위- 은 여행지여서 느끼고 싶은 것들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느끼고 싶은 것이었다. 분명 산다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또 다른 국면에 대면하게 되겠지만, 삶에 대한 척도가 성공이 기준이 아닌 것 같은 곳에서의 삶이라면- 나도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게 되는 거다. 달라지는(과연 나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여행이라고 말하기 우스운 이 행위는 충분했다. 일년과 비교할 수 없는 짧은 몇 일간의 여정이, 지금까지의 과정에 덧붙어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다니! 이런 식이라면 비슷한 경위로, 나이를 먹는 것 또한 상당히 즐거운 일이 될 테다.

나는 이 글을 돌아온 지 24간 만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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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1 02:57 2006/04/11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