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 go anywhere/Middle East::Iran-Turkey-Syria-Jordan-Israel-Egypt'에 해당되는 글 6건

  1. 메디나, 이슬람의 올드 시티 (22) 2006/01/22
  2. 다른 차원(my diving life) (10) 2005/11/11
제인언니가 모로코를 다녀와서 모로코의 여행기를 올리는데 다시 한 번 더,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역시 그 나라에는 그 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는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비슷한 점 보다는 다른 점이 눈에 먼저 띄는 것 보니 그렇게 돌아다니고도 아직 부족했나,

이런 말(서방 세계의 미디어에 의해 이슬람에 대한 오해가 많다; 라는 말들)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뭐 사실 우리 같은 개인사적인 인간들은 위에 인간들이 무엇을 하든, 사람 대 사람으로 밖에 그 나라를 판단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 개인에게 미치는 국가의 영향을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고,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정치나 문제도 눈에 밟히기도 하지만, 사실 더 절실하게 다가 오는 것은 내 주위의 친절한 사람들이라던가, 호의적인 모습이나 그런 것들이 전부인 것 처럼. 미디어는 그 반대의 모습이 전부인 것 처럼 보여주듯. 확실히 가보지 않으면 모를 그런 것들은 존재하는 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개인적인 나에게 있어 많은 이슬람의 국가들은 그 어느 다른 종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에 비해 호의적이었고 사람을 좋아했고 즐길 줄 알았다. 모스크는 아름다웠고, 아잔 소리는 금방 익숙해졌다. 아잔이란 이슬람 국가에서 기도 시간을 알리는 경전 소리인데, 그것도 나라 별로 조금씩 다른 것이 재밌었다. 가장 내 취향인 아잔은 시리아. 파키스탄도 나쁘지 않았지만 묵직하면서 정말로 가라앉도록 만드는 쪽은 시리아의 아잔소리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로코의 메디나라고 하는 그런 구불구불한 성벽안의 도시. 그 곳의 골목. 에티오피아의 하라르의 그 골목도 멋졌고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의 골목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이란의 골목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곳이었고,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골목은 보물상자 같았다. 이집트의 죽은 자들의 골목은 마음을 때리는 듯한 스산함이 있었고, 탄자니아 잔지바르의 그 골목은 마치 외계에 떨어진 듯한 이슬람의 골목 도시었다. 케냐의 라무는 사람 한 사람도 겨우 지나가는 좁은 골목에 당나귀를 피해야만 하는 황당하지만 실제적인 골목이었고, 그렇게 모든 골목들은 내 안에 '그 무엇' 인 큰 덩어리가 되어 자리 잡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골목에 들어가지 전에는 항상 큰 건물등의 지형물로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적어도 위쪽과 아랫쪽을 구분할 수 있다면 길은 어디든지 통하기 마련이니까. 그런 지형물이 없으면 그냥 일찌감치 마음을 접는 편이 좋다. 그냥 길을 잃어버리니까 기를 써서 어떤 곳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매일 가지만 매번 다른 길로 접어 들게 된다. 언젠가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터이다.

그렇게 골목을 헤매고 있으면 가장 먼저 친구가 되는 것은 역시 꼬마들. 정신없이 헤매고 있는 모습을 비웃으며 한 참을 졸졸 따라다닌다. 그러다 앉아 쉴라치면 잡상인들이 다가 온다. 한참을 되지도 않는 말로 흥정도 하고 농담도 하며 있으면, 상인이 쫓아냈던 아이들이 다시 모여든다. 한 참을 아이들과 놀고 있으면 왠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들을 쫓아내고 왠지 나에게 인상을 찌푸린다. 그 때 한 번 씩 웃으면 할머니의 인상은 너무도 쉬이 풀려버리고 손 짓으로 자기네 쪽으로 오라고 한다. 아줌마와 할머니들에게 둘러싸여서 재롱을 피우고 다시 길을 떠난다. 그러면 어느새 날이 저물고 그때서야 마음이 급해져서 방향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항상 내가 있는 곳은 내가 머무는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곳이다.

나는, 이슬람의 그 구불구불하고 길고 좁다랗고 복잡하고 많은 것들이 함께 어울러져 삶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 나오는 그 곳을 너무나 사랑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6/01/22 13:38 2006/01/22 13:38
사용자 삽입 이미지

땅을 걷는 것, 우주에 있는 것, 바다 속에 있는 것. 전혀 다른 외부 차원의 것들. 둘러싸인 미세한 공기성분 조차 다르다. 정말로 다른 세계. 그 우주여행을 했다던 백만장자의 로망을 십분 이해한다. 만약 내가 죽어라 돈을 벌게 된다면 우주 여행을 위해서 일지도. 아무리 벌어도 될 것 같지 않으니 이미 포기해 버린 것이겠지만 말이다.

예전 요리에 대한 잡글에서도 적었지만, 자신이 자신으로 존재하는 이상 알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은 확실히 존재한다라고 생각한다. 외부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조건이 달라지더라도, 자신을 뛰어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가능한 것은 자신이 예상치도 못했던 무엇에 의해 조금이라도 그 세계를 체험해 보는 정도. 힐끗, 엿보는 것 밖에는 자신 외에 대해서는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살짝 엿보기 위해 하는 행위들은, 날개짓에 불과하지만 정말로 사랑스럽다.

요즘 수영을 배우고 있다. 언제나 시작은 거창한데, 무언가 시작하는 행위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holic 이라는 표현에 주저하지 않는다. startholic. 다시 새로운 세계를 엿보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은 관여하지 않고 달려보는 것. 분명 조금 맛본 후, 흠- 이런 것이구나 하며 또 다른 것을 시작하겠지만. 그래서 무언가 완성되었다는 사람을 보면서 또 자괴감을 느끼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이빙을 시작할 때에도 그랬다. 또 다른 세계. 그 세계만의 사회. 룰. 구성원. 배경들. 그것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 여행을 반년 하던 중 새로 시작한 다이빙은 새롭게 여행을 하는 기분을 들게 했다. 가장 일상적인 호흡에서부터 다른 룰이 적용된다니. 환상이다.

배낭여행자에겐 유명한 이집트의 다합이라는 곳에서 다이빙을 배웠다. 이후, 아프리카의 여행지 어딘가를 소개하는 곳에 -다이빙- 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눈을 번뜩거렸다. 예산을 계산하게 된다. 후르가다라는 휴양지에서 다이빙을 했다. 다이빙 보트를 타고 나가서 하는 보트 다이빙. 배울 때는 해변가에서만 슬슬 기어 들어가 시작했기때문에 파도가 몰아치는 배 위에서 어떻게 점프하는 것인지, 거기다 다이빙 포인트까지 올 때 직각으로 흔들리는 조각배 안에서 대여섯 번들 토해버린 탓에 정말 혼백이 90프로는 빠져 나간 상태에서 엉거주춤 물에 뛰어 들어갔다. 그 멋진 포즈(수경에 한 손을 대고 다른 한 손은 위로 들어 올리고 다리를 시옷 자로 벌려 점프하는)는 비디오에 불과했다. 결국 뱃머리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물 속에 잠입.

올 때 위액까지 본 상태로 물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물 속이 더 어지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도라는 것은 수면에서만 몰어친다는것을 몸으로 알게 된다. 물 안은 고요하고도 약간의 흔들림으로 어지러운 내 위와 머리를 안정 시켜 주었다. 호흡 마져도 자연스럽다. 물 안에서 더 오래 있기 위해 호흡을 조금씩, 산소를 최대한 아껴썼다. 물 안에서의 모든 존재는 흐물거리지만, 모든 것들이 명확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천히 물 속에서 노닐다 종소리를 듣는다. 가이드의 알림 소리이다. 바다뱀에 빠져 있다 가이드 쪽으로 갔다. 거기엔 지구상에서 두번째로 똑똑한 생물체가 너무나도 멋지게, 화려하게, 그들의 대화소리와 함께 주위를 돌고 있었다. 11마리의 돌고래들. 뒤집어서 수영하기도 하고 한바퀴 돌기도 한다. 그들은 진심으로 그 곳에 살고 있는 자신을 만족해하는 것 같았다. 너무나 완벽한 생물체다. 아름답고 매끈했다. 5분간 주위를 돌다 다른 곳으로 갔다.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정신차리고 부끄러워 손을 내렸더니 아주 무서워 보였던 파트너, 독일 아저씨도 손을 흔들고 있었다. 눈을 마주치자, 서로 씩 웃었다.

잔지바르, 탄자니아의 아름다운 섬, 그 해변가. 그 곳에서는 바다거북이 서식하고 있다. 이번엔 고무보트로 다이빙 포인트를 찾아 나선다. 오후 다이빙. 해가 비스듬하게 섬을 비춰, 해변가에 있는 예쁜 집들이 반짝 반짝 한다. 바람은 시원하고 물 색은 비취색에서 짙은 청색으로까지 다양하게 변한다. 그렇지만 모두 너무나 맑은 물들이다. 고무보트에서 다이빙은 보트 끝머리에 앉아 입수할 때 뒷구르기를 하는 식으로 들어간다. 이 입수 방법도 처음. 부표도 다르다. 여튼 다이빙 할 때마다 완전 다른 환경에서 하고 있다. 독이 있는 라이언피쉬도 보고, 내 파트너는 아니지만 함께 다이빙한 조각같은 오빠의 얼굴도 보면서 즐겁게 다이빙. 간만에 한 다이빙이라 발에 쥐가 나서 조금 긴장했지만- 안경 벗어 물 밖에만 나오면 어버버한 나를 사람들은 꽤나 챙겨줘 괜히 물 밖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수영을 하면서도 느끼고 있다. 물 밖에서의 좋은 호흡법이란 코로 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것. 그러나 물 안에서는 입으로 마시고 코로 내 쉬는 것. 뭍에서는 무릎 아래의 근육과 관절에 중심을 두고 걷지만 물 안에서는 허벅지에 중심을 두고 움직인다. 누워 있는 상태와 서 있는 상태. 누워 있지만 아무것도 거치지 않는 자유로움.

모든 것은 여행과 닮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덧>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제가 아닌 같이 다이빙 했던 동원참치 아저씨임.
2005/11/11 21:45 2005/11/11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