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 이슬람의 올드 시티
from soul : go anywhere/Middle East::Iran-Turkey-Syria-Jordan-Israel-Egypt 2006/01/22 13:38이런 말(서방 세계의 미디어에 의해 이슬람에 대한 오해가 많다; 라는 말들)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뭐 사실 우리 같은 개인사적인 인간들은 위에 인간들이 무엇을 하든, 사람 대 사람으로 밖에 그 나라를 판단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 개인에게 미치는 국가의 영향을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고,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정치나 문제도 눈에 밟히기도 하지만, 사실 더 절실하게 다가 오는 것은 내 주위의 친절한 사람들이라던가, 호의적인 모습이나 그런 것들이 전부인 것 처럼. 미디어는 그 반대의 모습이 전부인 것 처럼 보여주듯. 확실히 가보지 않으면 모를 그런 것들은 존재하는 법이다.
그런 개인적인 나에게 있어 많은 이슬람의 국가들은 그 어느 다른 종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에 비해 호의적이었고 사람을 좋아했고 즐길 줄 알았다. 모스크는 아름다웠고, 아잔 소리는 금방 익숙해졌다. 아잔이란 이슬람 국가에서 기도 시간을 알리는 경전 소리인데, 그것도 나라 별로 조금씩 다른 것이 재밌었다. 가장 내 취향인 아잔은 시리아. 파키스탄도 나쁘지 않았지만 묵직하면서 정말로 가라앉도록 만드는 쪽은 시리아의 아잔소리였다.
그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로코의 메디나라고 하는 그런 구불구불한 성벽안의 도시. 그 곳의 골목. 에티오피아의 하라르의 그 골목도 멋졌고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의 골목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이란의 골목들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곳이었고, 시리아 다마스커스의 골목은 보물상자 같았다. 이집트의 죽은 자들의 골목은 마음을 때리는 듯한 스산함이 있었고, 탄자니아 잔지바르의 그 골목은 마치 외계에 떨어진 듯한 이슬람의 골목 도시었다. 케냐의 라무는 사람 한 사람도 겨우 지나가는 좁은 골목에 당나귀를 피해야만 하는 황당하지만 실제적인 골목이었고, 그렇게 모든 골목들은 내 안에 '그 무엇' 인 큰 덩어리가 되어 자리 잡았다.
골목에 들어가지 전에는 항상 큰 건물등의 지형물로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적어도 위쪽과 아랫쪽을 구분할 수 있다면 길은 어디든지 통하기 마련이니까. 그런 지형물이 없으면 그냥 일찌감치 마음을 접는 편이 좋다. 그냥 길을 잃어버리니까 기를 써서 어떤 곳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매일 가지만 매번 다른 길로 접어 들게 된다. 언젠가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터이다.
그렇게 골목을 헤매고 있으면 가장 먼저 친구가 되는 것은 역시 꼬마들. 정신없이 헤매고 있는 모습을 비웃으며 한 참을 졸졸 따라다닌다. 그러다 앉아 쉴라치면 잡상인들이 다가 온다. 한참을 되지도 않는 말로 흥정도 하고 농담도 하며 있으면, 상인이 쫓아냈던 아이들이 다시 모여든다. 한 참을 아이들과 놀고 있으면 왠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들을 쫓아내고 왠지 나에게 인상을 찌푸린다. 그 때 한 번 씩 웃으면 할머니의 인상은 너무도 쉬이 풀려버리고 손 짓으로 자기네 쪽으로 오라고 한다. 아줌마와 할머니들에게 둘러싸여서 재롱을 피우고 다시 길을 떠난다. 그러면 어느새 날이 저물고 그때서야 마음이 급해져서 방향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항상 내가 있는 곳은 내가 머무는 호텔에서 그다지 멀지 않는 곳이다.
나는, 이슬람의 그 구불구불하고 길고 좁다랗고 복잡하고 많은 것들이 함께 어울러져 삶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 나오는 그 곳을 너무나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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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사진 올리기.
사진을 따라 나도 구불구불한 미로를 한 바탕 돌고 나온 듯한 느낌.
응, 글을 다 쓰고 나서 생각이 났는데 카트만두의 그 복잡한 시장과 그 사잇길과 그 창문같은 것도 참 이뻤어.
호오 정말 메디나라고 해도 나라마다 다 다르구나. 모로코의 메니다는 저 곳들에 비하면 칼라풀하고 다채롭다는 느낌. 잔지바르의 메디나도 인상적이구나. - 메디나에 '흑인'이 있으니 또 색다른 느낌.
근데 다른 이야기지만, 타잔은 메디나를 비롯해서 기본적으로 지저분하고 이른바 '사람냄새' 나는 골목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타잔이 부잣집 도련님이라서 아니라 정반대이기 때문이라는. 어렸을 때 하도 못살아서 구질구질한 동네만 보면 어렸을 때 생각나서 기분이 안좋다는거야. 어렸을 때 겪었던 안좋은 일도 다시 떠오르고. 물론 이번에 가서는 생각보다 즐거워했지만(아마도 이제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조금은 트라우마가 치유됐는지도) 그러니까 여행지의 취향이라는 것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가 없겠더라고.
근데 또 딴 야그지만, 생각해보면 부산 송정 바다 뒤편의 허름한 뒷골목도 모로코의 메디나나 뭐 분위기 비슷 -_- 그래서 아마 유럽애들은 우리나라 오면 재밌어할거야. 근데 모로코 사람들은 어쩌면 짜증낼지도 모르지. 이런 데를 여기와서까지 또 봐야하다니, 하면서. ^^; 암튼 이래저래 여행이란 재밌다는 생각.
뭐, 모로코를 안가봤으니 뭐라고 비교할 순 없겠지만요^^; 다마스커스는 지금 저 사진은 좀 그래도 상당히 색채가 있어요. 그래도 시리아나 그 쪽 중동은 기본적으로 흙색이 좀 많이 들어가 칙칙해 보이죠. 그런 점에서 잔지바르가 확실히 활기찬 색채. 모로코도 그렇게 보이구요. 으으으 역시 가보고 싶어.

그리고 역시 우리나라의 매력은 정말 사람들에게 있다고 봄-
타잔님의 그 이야기는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아요. 뭐라 말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즐거워 했다니 그걸로 됐다라는 느낌은 드네요. 확실히
그런 뒷 골목에 관한 느낌은 저도 그렇더라구요. 사실 제가 정말로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젠 다 비슷해 보이더라는.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건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라는 것이 또 있는 것도 같아요.(물론 아닌 곳도 소수가 있긴 있지만^^
역시 여행은 멋집니다. 그죠?:D
아 라바트의 메디나는 페스의 메디나랑 또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담에 사진 올려볼께. 메디나 트랙백 이어달리기? ^^
오오, 좋습니다. 뭔가 진정한 여행동맹틱한 기분이다- 고등학교 때 교환일기장 같은 느낌도 나고요. 하하. 여행 교환장; 정도랄까- 언니가 그 곳을 쓰면요, 나는 그 전 내용의 트랙백, 정원이나 그 뒷뜰에 대해서 쓸께요-
계속 교환하기엔 내 쪽의 자료가 현저히 딸려서..^^;; 암튼, 좋아!
옷 그리고 다른 나라이 정원이나 안뜰 이야기도 듣고싶다. 얼릉 올려줘.
아 근데 중동쪽은 역시 사막지형이라 색채가 덜한가.. (하지만 그것도 멋질 것 같아. 사막의 도시들..) 모로코는 그러고보면 자연적으로는 혜택받은 나라인 것 같아. 남쪽으로 가면 사막이긴 하지만 녹색이 많은 나라거든.
언니 쪽 자료가 딸릴리가! 전 그렇게 다니고도 기록이 현저하게 부족하다구요. 곧 올리겠습니다^^
색채가 덜하긴 한데, 그래서 멋있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언니의 그 파란 동네는 정말 멋있었음. 제가 갔던 곳 중에 녹색이 많은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군요.
참 나도 타잔이 모로코여행을 즐겨서 내심 안도했는데 - 심지어 한번 더 오자는 말까지! - 내가 담엔 고비사막과 돈황에 가자니까 왠지 뜨악한 표정..^^;; 요즘 사막에 필이 꽂혀서.. 굳이 사하라가 아니더라도 어딘가 사막에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욕관과 돈황이 있는 곳에서는 고비사막을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다고 하던데. (너두 돈황 쪽으로 갔었니? 라싸 쪽으로 가서 돈황은 안간건가..기억이 잘 안난다. 갔으면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한 번 적었던 거 같은데, 저 둔황 못가서 울었잖아요(진짜) 시닝이라는 곳에서 론니 플래닛에는 둔황으로 가는 기차가 있다고 해서 간거였는데 없었어요.ㅠㅠ 가려면 다시 시안으로 가서 가야 한다는(20시간 기차를 타고!) 시닝에서 바로 라싸로 갔었음.
그렇지만 고비사막은 갔었어요. 저 같은 경우엔 몽골리아 쪽에서. 둔황쪽도 고비 사막이에요? 타마칸..어쩌고 사막이 그 쪽아닌가; 헷갈린다.. 둔황가는 길 죽여준데요. 정말정말 멋있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굉장히 힘들다는. 티벳 가는 길 처럼 힘들다고 들었어요.
그렇구나. ^^;; 사막이름은, 나도 궁금해서 방금 조사(?)해봤는데, 란저우에서 둔황 사이는 고비사막이고, 둔황을 넘어서 투르판 이후는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하는군. 어느 쪽이건, 멋져..
(이상하다 왜 수정이 안돼지. 암튼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의 경계를 정확하게 적어놓은 곳은 못찾았는데 어디보니 '가욕관을 넘어서면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되어있네)
아, 맞다- 그 쪽에 고비 사막은 잘 모르겠고 투르판 이후를 타클라마칸(이름이 외우기 힘들어요, 뜻만 기억함.. 돌아오기 힘든 사막이었던가)이라고. 그 쪽에 부족 국가들도 많아요. 유물 같은 것도. 매우 가보고 싶음.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KKH(카라코롬 하이웨이)를 따라 파키스탄으로 가는 여정. 우우우- 가보고 싶어. 여튼 언니 조사력 멋집니다. 나도 찾아봐야지,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근데 너의 여행기를 보면, 내가 스무살적엔 이런 여행 안하고 뭐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T T (직장인이 되고보면 정말 며칠간의 여행도 힘든 판이라..돈은 더 있는지 몰라도 시간이 없으니 원.) 물론 그 시절에는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다른 짓거리를 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오래도록 난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어. 늦되도 이렇게 늦될수가..^^
타잔한테 슬쩍 떠봤는데, 아무래도 다음번 여행은 타잔이 좋아하는 곳에 가야할 것 같다. 같이 다니는 여행인데 혼자만의 취향을 고집할 수는 없잖아.
그래도, 언젠가, 나도 너처럼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하고싶어. 이 직장에 정년퇴직할 때까지 다닐 것 같지는 않으니 언젠가, 적어도 한 두 달의 시간을 내서, 육로로 서쪽으로 가보고 싶어. 완전히 다 가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둔황까지는 가봐야지.
타잔님 취향이라면 호주나 뉴질랜드로 가겠군요. ㅎㅎ 그런데, 그게 이십대에 필요한 것 같기는 한데
(정말로요, 분명 내 나이 오십 육십, 여튼 늙어서도 신날 것 같음) 우리나라에서는 뭐랄까- 마지노선의 하나라는 느낌이 강해요. 너는 이미 일년이 늦었어! 뭐하는 거야! 이런 것들. 남들과 조금 늦거나 다르거나 하면 패배자 취급을 하고 사실 그게 또 사회적 구조상 그렇게 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에 태어난 이상 그 넓은 세상을 보고 와서 뭐가 남느냐 하면 대답할 것이 없어요. 실제적으로 그 여행의 경험이 그 사람을 인정해주거나 하는 능력이 되는 것도 또 아니니까요.
차라리, 언니 쪽이 더 '정석'일 거에요. 나이가 들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돈'도 되고 '시간'도 되고 할 때 여유롭게 한다. 이런 건 사람들이 이해하면서도 공감하고 부러워 할만한 무엇인가 되잖아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ㅡ 젊었을 때 이것 저것 다 해보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나이 들어 고생하는 구만, 이라고 되기 십상. 그러기는 싫고요. 여하튼, 아주 마음이 복잡하고 정신없음.
건 그렇고 댓글이 언니와 나의 잡담(대담.ㅋㅋ)으로 밖에 없구만. ㅎㅎㅎ
흑, 나도 이런 잡담에 진정으로 끼고 싶소. ㅜ.ㅜ
언제쯤 가능할지...
뭐 대강 알음알음 끼어 주세요^^
아님 그냥 사진 좋구나~ 해도 되지. ㅋㅋㅋ
호주나 뉴질랜드는 또 돈이 장난아니게 들죠..^^ 타잔이 쿠알라룸푸르를 좋아하기 때문에 담엔 아마 말레이지아에 가게 될 듯. 한번은 멀고 험한(?) 곳으로, 한번은 좀 편하게 쉬는 기분으로 가까운 곳으로, 뭐 대충 이렇게 가자고 이야기했어.
아 그리고 둔황은, 생각보다 빨리 갈 수 있게 될지 모르겠어! 타잔이 아는 조선족 교수가 있는데 자기고 둔황에 못가봤다고 언제 같이 가자고 하더라.. 중국인이 같이 가주면 훨씬 편하겠지.
(그리고 둔황-투르판-우루무치를 거치는 그 노선이, 어떤 면에서는 시베리아 횡단보다 더 볼 것이 많고 재미있을 수도 있을 듯.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바이칼호수를 지나면 좀 밋밋하더라고 하더라 일단 론리 플래닛 시베리아 횡단편을 샀는데, 한 가지 충격(?)이, 이 사람들 책은 당연히 모스크바가 출발지로 되어 있더라고. 우리한테는, 반대방향에서 갈 경우의 정보가 필요한데 말이지. ^^)
우와! 말레이시아!!!! 요즘 버닝하고 있는데. 이집트에서 만난 헝가리 청년들이 계속 오라고 메일이 와요. 지금 말레이시아에 있다구. 재워주고 한다고! 아흑 가고 싶어.
중국인이 가면 아무래도 뭐 편하겠죠, 우선 언어적인 측면에서. 원낙에 시골로 갈 수록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없어놔서-_- 그래도 둔황까지는 기차가 있으니 나름 편하게도 갈 수 있을꺼에요.
언니 말마따나 시베리아 횡단 보다 나을 수도 있고, 그래도^^ 뭐 비교할 수 없는 차원들이잖아요?
당연, 비교할 수 없는 차원들이겠지. 내 말은 현실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 ^^ 대륙을 횡단할 기회가 일생에 두 번 있을 것 같진 않고, 그래서 하나만 선택하라면? 이라는 거지. 근데 그러고보니 우리 이야기밖에 없네. + 예진씨 리플. 예진씨두 휴가때 함 갔다와서 우리 염장을 질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