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복잡한 2호선.

열심히 밖에서 노동을 한 듯한 건강한 구리빛의 아저씨, 주름은 덕분에 더 강하게 얼굴에 남아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 뭔가 맑은 눈빛을 하고 있는, 초라한 옷차림의 아저씨. 눈이 마주쳤다. 그 아저씨 옆에 비슷한 얼굴의, 조금 더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듯한 아저씨가 노트에 뭔가를 쓰며 지하철 노선도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대화하고 있다. "삼성, 구리....." 또 다른 기름기가 많아 보이는 아저씨가 참견한다. "뭐하시는거요?" "아, 이 사람 몽골에서 왔데요, 몽골." 순간, 입에서 나오는 "Sabien nu." 안녕하세요의 몽골어. 내가 아는 모든 몽골어가 머리속에서 뒤죽박죽. 한국 사람이 솔롱고스라는 건 알겠는데, 몽골사람을 몽골어로 뭐라고 하더라? 젠장,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건 그 당시에 절박했던 것들에 관한 것, 돈이라던가 뜨거운 물,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좌절하고. 기름기가 많지만 친절한 다른 아저씨가 삼성역까지 데려다주기로 하고 일단락.

그 주름이 깊게 패인 아저씨의 얼굴이 잔상으로 남아, 고비 사막과 홉스골 호수에서의 지친 몸을 달래주기 위해 찾아간 테를지에서 만난 또 다른 아저씨 얼굴이 뇌 뒤 어떤 공간에 숨겨 놨다 꺼낸 것 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한국의 초기 엑셀 차를 자기 재산 목록 일호라며, 테를지까지 가는 길에 앞좌석에 앉아 떨어지는 별동별을 보고 서툰 한국어로 대화했었다. 서툰 모국어가 가지게 하는 이국의 감정. 자기 재산 목록 1호를 팔아도 한국에는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아저씨. 덕분에 생각난 모국에 대한, 끝없이 나를 '한국' 이라고 규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좌절.

먼 곳을 볼 수 있는 몽골 아저씨는 사람이 가득한 한 치 앞이 어두운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끝이 없는 하늘과 끝이 없는 땅으로 익숙해진 그 시야의 끝은. 바람을 타던 그 몸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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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olia, near Go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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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golia, Near Gobi.

2006/09/21 10:26 2006/09/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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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나리 2006/09/25 19: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1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래도 기억하다니..대단한걸~~

    • wannacat 2006/09/26 15:04  address  modify / delete

      옷, 개나리의 답변.ㅠㅠ

      1년까지는 기억하는 것 같은데-_- 그 담부터가 문제인듯; 슬슬 한계가 보이고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