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내가 일 년 동안 간 곳은 조금씩 나누어서 정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일시불과 할부 같은?
이집트와 요르단을 간다고 했을 때, 이집트 사진을 방출하면서 로망을 부추겼는데
몽골리아 사진은 부추길만한 것이 없다. 카메라를 도둑맞아서.
울란바토르의 외곽에 유명한 블랙마켓(통칭 이렇게 불리는)이 있는데,
거기 갈 땐 겉옷도 벗어두고 갈 것.
가이드북 없이 여행하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이지만
이렇게 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대비법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뭐 따지자면 주의해도 당하는 경우가 있으니 결국 하기 나름인 것도 같지만.
-대체로 대부분의 가이드북은 너무 겁을 준다.
고비사막에서 죽을 만큼 고생하고, 다녀와서 닷새 만에 3킬로가 빠지고- 몸살에 걸려 며칠 간 앓아눕고 나서 기분을 풀러 간 시장구경에서 앞에 당당하게 내놓은 카메라가 소매치기당하는 건 그렇게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1기가의 메모리카드 안에는 석양일 때의 고비사막 모래 언덕이 있었으니까.
어린 부랑자를 따라가서 너희가 그런 얘들이 아닌 거 알지만, 혹시 그런 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있느냐며, 알면 좀 알려달라고 사정사정, 경찰서에 가서 안되는 영어와 몽골어로 카메라 분실신고, 나중에는 대사관까지 찾아가서 이럴 때 대처방법이나 유통되는 시장을 아느냐고 전화까지 하며 난리를 쳤지만, 결국엔 찾지 못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 보름이 겨우 넘었을 때였다. 그 일로 정말로 돌아오고 싶었다. 카메라도 이렇게 간단하게 소매치기당했는데 그 이후의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내가 대처할 수 있을까, 무서웠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괜히 울고, 혼자서 자신의 실수를 곱씹으며 내장을 꼬며 방구석에 틀여박혀 있자니 우울함이 울란바토르의 그 넓은 하늘을 마구 뒤엎었다.
그때 신날에게 선물 받은 '나는 걷는다' 라는 책을 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GPS에만 의지하고 걷다가 그것이 자신을 지배한다는 생각에 땅에 묻어버렸다는 대목에서 눈물이 나왔다. 이 사람은 있는 것을 버리기까지 하는데! 거기다 자신의 방향을 일러주는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도구를! 나는 단지 추억을 사진으로만 간직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싶어 머쓱해졌다. 그 오감을 열어 느꼈던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내 안에서 쌓여 갈텐데. 온갖 생각이 머릿속의 헤집었지만 말끔해졌다. 계속 걷자, 움직이자.
그래서 카메라 없이 테흘지 공원을 갔다 오고, 호수 근처를 다녀왔다. 물질적인 것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돌을 하나씩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추억은 다른 모든 곳보다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다.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너의 선물처럼, 몽골리아의 여행이 너에게 큰 선물이 되기를!
-그런 목적으로 쓴 글치고는 뭔가 위협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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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디 떠난다 하면 이렇게 마구 그 나라 트랙백 쏴주는 거야? 오오 와나와나, 무슨 요술상자같다! 으하하, 이스라엘 올드시티 쏴달라 쏴달라 ㅠ_ㅠ
이스라엘 올드 시티 콜! 우스운 일들이 많았어.
'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도 좋아요... 꼭 읽어보세요.
나는 걷는다 작가가 올리비에 맞지요? 다른 책도 있나보군요! 읽어보겠습니다. 추천감사해요^^
ㅎㅎ 할부로 간다라~ ㅋㅋ잼있다. 덕분에 몽골 더 기대가 커졌어~! 마지막 사진 넘 좋다.!
내 언젠가는 와나가 가보지 못한 곳을 먼저가고 말으리~!!!!!!! 후후훗!!!
그래, 먼저 남미라도 가주려무나- 호주나 유럽은 no counting일쎄.
즐겁게 다녀와! 나도 낑겨서 가고프다!
와나님 저 얀입니다^^ 아시아 장기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몽골에 관해서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전 중국을 통해서 몽골로 들어가려고 하거든요. 여행 후반부에 갈 예정이어서 한국에서 몽골비자를 받아갈 순 없을 것 같고...
와나님은 비행기로 가셨나요? 아님 육로로 들어가셨나요? 또 비자 문제를 어케 해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얀 님
답이 늦었습니다, 요새 저도 제 홈을 잘 안들어오네요.
저도 중국을 통해 기차로 몽골을 갔었습니다. 조금 오래전 이야기라 지금도 같은 정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국경에서 비자 받는 것 어렵지 않아요. 저는 비자를 받고 출발하긴 했는데 같이 갔던 (다른 나라얘들이긴 하지만) 국경에서 쉽게 비자를 받더라고요, 공항에서도 바로 발급이 가능하다고도 하고요.
그래도 상황은 계속 업데이트되니 최근에 다녀오신 분들께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싶습니다.
비자는 많이 걱정않으셔도 되요, 중국은 받는 편이 좋겠지만. 네팔도 국경비자 가능하고요, 네팔에서 파키스탄 비자 받으시면 되고, 파키스탄에서 이란 비자 받으면 되고- 아마 가보시면 정보 많이 들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앗 정말 고맙습니다 와나님 ㅎㅎ 도움 많이 됐습니다^^ 계획되로 몽골 갈 수 있을것 같네요^^